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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검성(劍聖) 혹은 최강의 검객을 논할 때 한국에는 미야모토 무사시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일본에서 검성으로서, 최강의 검객으로서 손꼽히는 인물은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입니다.

     

    카미이즈미 노부츠나(上泉信綱)는 일본 검술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로, 검술 유파 중 하나인 신카게류(新陰流)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단순한 무력의 강함을 넘어 검술의 철학적 깊이를 탐구하며, 후대 일본 검술의 기틀을 마련한 전설적인 검객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의 생애, 그의 검술 철학, 그리고 그가 일본 역사에 남긴 영향을 깊이 탐구해 보겠습니다.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의 생애

     카미이즈미 노부츠나는 1508년 경에 태어나, 센고쿠 시대라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살았습니다. 본명은 히구치 카타쿠라(樋口定次)였으나, 후에 카미이즈미 노부츠나로 개명했습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무사 가문에서 자라며 검술과 무예를 익혔습니다.

     그의 스승은 아마쿠니 모리타카(天倶尼盛高)로, 노부츠나는 스승에게 검술뿐만 아니라 무사의 정신과 철학을 배웠습니다. 이후 그는 독자적으로 검술을 연구하며, 기존의 검술에 혁신을 더한 신카게류를 창시하게 됩니다.

    신카게류(新陰流)의 탄생

     카미이즈미 노부츠나는 기존의 검술인 카게류(陰流)를 발전시켜 신카게류를 창시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적을 물리치는 기술로서의 검술을 넘어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철학적 접근을 중시했습니다. 신카게류는 "칼로 적을 쓰러뜨리기보다는, 싸움을 피하고 생명을 존중하라"는 정신을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이 철학은 당시 센고쿠 시대의 혼란 속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노부츠나는 신카게류를 통해 싸움의 기술뿐만 아니라, 무사의 정신적 수양을 강조하며 전투를 넘어서 인간 본연의 성장을 추구했습니다.

    신카게류의 특징과 철학

    신카게류는 기존의 검술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중요한 차별점을 가집니다.

    • 심신일체(心身一体): 신카게류는 단순히 신체적 기술이 아닌,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어 싸움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적을 죽이지 않는 검술: 신카게류는 상대를 죽이지 않고도 싸움을 종결짓는 기술을 중시했습니다.  가끔 영화나 만화를 보면 검객들이 양 손바닥으로 상대의 검을 잡아 제압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기술은 무토도리라는 기술로 카미이즈미 노부츠나가 원조입니다. 물론 따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예측과 반응: 신카게류는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응하는 방식을 강조합니다.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의 업적

     노부츠나는 신카게류를 일본 전역에 전파하며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습니다. 그의 제자 중 한 명인 야규 무네토시(柳生宗厳)는 후에 신카게류를 더 발전시켜, 에도 시대 도쿠가와막부의 공식 검술 유파로 자리 잡게 했습니다.

     노부츠나는 검술의 기술뿐만 아니라, 철학적 깊이를 후대에 전수함으로써 단순한 검객의 한계를 넘어선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무력을 기반으로 한 전투보다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무사로서의 도리를 지키는 삶을 강조했습니다.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의 뛰어난 검술 실력은 당시 일본의 최고 권력자이자 그 또한 뛰어난 검술가로 유명한 검호 쇼군 아시카가 요시테루에게 천하제일이라고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와 자주 비교되는 미야모토 무사시는 전쟁에 여러 번 참여할 정도로 상승심이 넘치는 인물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당대 권력자인 쇼군이나 다이묘에게 이런 인정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 성격이 괴팍하기로 소문난 오노 타다아키조차 쇼군의 검술사범이었고 실력만큼은 당대 최고의 검객 중 하나로 인정받았는데 말입니다.

     

     카미이즈미 노부츠나가 일본 역사상 최고의 검객이라는 것은 오늘날 전일본검도연맹에 의해서 인정됩니다. 전일본검도연맹은 카미이즈미 노부즈나를 '고금 제일의 달인' 즉 역사상 최고의 달인, 고금 무쌍이라 부릅니다. 즉 카미이즈미 노부츠나는 그가 살던 시기에도 최고의 검객으로 인정받았고, 현대에 와서도 역사상 최고의 검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대에서 본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의 유산

     오늘날 신카게류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대 일본 검도와 무도의 철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의 사상은 현대 사회에서도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경쟁과 갈등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그는 싸우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선구자였습니다.

     

     또한 그의 철학은 단순히 검술에 그치지 않고, 자기 수양과 인격 완성을 추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그는 "강함은 기술이 아닌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통해, 현대인들에게도 삶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슬램덩크로 유명한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 배가본드에서 회상으로서 카미이즈미 노부츠나가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미야모토 무사시가 자기 시대의 최강의 검객으로 인정하는 야규 세키슈우사이의 젊은 시절 스승으로 나옵니다.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최강의 검객은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과연 2등은 누구냐라는 논쟁이 더 뜨거울 정도입니다. 보통 카미이즈미 노부츠나 다음 가는 검객으로는 츠카하라 보쿠덴, 오노 타다아키를 많이 꼽습니다. 

    결론: 검객을 넘어 철학자로

     카미이즈미 노부츠나는 일본 검술 역사에서 단순히 강한 검객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그는 싸움의 기술과 철학을 결합시켜 검술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습니다. 그의 삶과 업적은 무사로서의 이상을 뛰어넘어,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추구했던 여정을 보여줍니다.

     

     검술의 본질을 고민하고, 싸움 속에서 평화를 발견하려 했던 그의 노력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줍니다.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단순히 강함을 넘어, 지혜와 내면의 성장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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